어제 오전 10시 40분 단골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빡빡 밀었다. 머리를 만질때마다 아버지의 머리를 만지는거 같았다.
맛있는 찜닭을 막고 외할머니께 인사드리고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진주로 내려갔다. 누나는 다음날 초등교생실습이 있어서 같이 못 갔다.
내려가는동안 절반은 자고 절반은 바깥풍경을 봤다.
사실 볼건 없었지만 핸드폰을 보면 멀미할 확률이 높으니깐..
진주에 도착해서 냉면 맛집으로 갔다.
육전도 맛있고 냉면도 맛있었지만 이때부터 속에 잘 안들어갔다. 냉면안에 육전이 들어있어서 더욱 먹기 힘들었다. 결국 육전은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겨버렸다.
계산은 내가 했다. 생각보다 육전이 많이 비쌌다.
냉면집 바로 앞이 숙소여서 차도 안타고 바로 숙소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오늘 입대를 하는구나를 느꼈다.
잘 보지도 않던 공군 갤러리에 들어가 어학병 후기나 훈련소 특기 배정 같은 글을 마구 찾아봤다.
생각보다 어학병 관련 정보글은 없어서 국군의 의무 이런 것들을 미리 수첩에 적어놨다.
그래도 안심이 안돼서 갤러리에 총무를 했었던 선배님의 카톡에 연락하여 어학병은 보통 어디로 빠지는지 여쭤보았다.
다행히도 어학병 기준 관련 자격증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원하는 특기를 받을 수 있을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어머니와 1층의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를 사서 올라와 깨작깨작 먹었다.
12시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중간에 완전 땀범벅이 돼서 땀을 식히기도 했다.
오늘 아침에는 8시쯤 기상했다.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긴뒤 아침을 먹으러 중앙시장에 갔다. 메뉴는 북어국이었다. 역시 잘 먹지 못했다.
어머니는 식후 커피가 필수이기 때문에 스타벅스에 들렀다.
그전에 아버지의 기침약도 샀다. 스타벅스에서는 망고패션프루트 인가 하는 음료를 마셨는데 이것도 딱히 맛나지 않았다.
마시던 와중에 누나한테서 장문의 격려 카톡을 받았다. 그자리에서 읽을때 살짝 울뻔했었지만 참았었다.
누나에게는 내 모니터 처분을 맡겼고 미리 알려주지 못했던 세부사항을 알려줬다.
입대시간인 오후 3시 20분까진 시간이 너무 남아서 진주성에 들려 촉석루에서 40분정도 휴식을 취했다. 오늘 하루종일 공군 갤러리를 눈팅했지만 여기에서도 불안했는지 계속 보게 됐다. 갤러리에서 입소 예정자들(줄여서 빡빡이들)이 많이 보인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었는데, 촉석루에도 빡빡이들이 많이 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속에 뭐가 안들어갈거 같아서 어머니께 점심은 안 먹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결국에는 닭찜집에 가서 점심을 먹게되었다.
닭찜은 맛있었지만 한 7숟갈 밖에 못먹었다. 식당에서 콜라를 시켰는데 평소보다 단맛이 더 나서 좋았다.
이제 입소 시간까지 2시간 정도를 남겨놓고 식후땡 커피를 마시러 이디야 카페에 왔다.
입대 전 로그를 남겨 놓는것도 좋을거 같아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일주일의 격리 후 4주간의 훈련을 무사히 그리고 재밌게 마쳤으면 좋겠다.